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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문제 정책 토론회 축사 - 2010. 5. 13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3.10

조회수 : 5,832

본문


지난겨울,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나무들이 모두 동사 당하고야 말 것이었습니다. 저 나무들, 올 겨울에 기어이 죽고야 말지. 오갈 때마다 그리 생각했습니다. 혹독한 겨울은 유난히도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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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은 봄을 알립니다. 그러나 올봄 또한 봄 같지 않은 겨울봄이었습니다. 길었습니다. 나무들이 측은했습니다. 싹을 트이고 꽃을 피어낼 수 있을까? 꽃은 고사하고 기어이 얼어 죽고야 말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나무들을 측은해하고 가여워했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께, 오늘 이 뜻있는 행사에 축사를 드리려 왔습니다. 그러나 축사란 당치 않은 것만 같습니다. 여러분은, 우리 모두는 지금 혹독한 겨울, 기어이 얼어 죽고야 말 것만 같은 겨울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추운 한파가 올 것만 같은 징후를 여기저기에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혹독한 겨울입니다. 더구나 견뎌낼 수 없을 더 혹독한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꿈, 물류를 통해, 금강산관광 협력사업을 통해 남북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여러분의 꿈을 기어코 동사 시키고야 말 결정적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붙들고 있는 여러분의 가치와 여러분이 도달하려는 목표를 기어코 꺾고야 말 혹독한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어느 날 우리는 보게 되었습니다. 움을 기어이 티어 내는구나! 아, 봄꽃!이라니! 기어이 피어내는구나! 감탄했습니다. 직경 1mm 밖에 되지 않는 저 가지가 지난겨울, 그 혹독한 겨울에도 봄꽃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구나!


 


오늘 이 뜻 깊은 자리는, 그렇습니다. 봄꽃! 거기 열매를 맺게 할 봄꽃을 준비하는 자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기어이 남북을 이어내고야 말 봄꽃을, 그리고 남북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통일을 가져 올 봄꽃을, 여러분께서 만들어 낼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인간 역사에서 대의는 언제나 대의입니다. 대의가 일시 밟힌 일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의가 영원히 꺾인 일은 없습니다. 비록 혹한의 겨울을 보내게 되어도 꺾인 예가 없습니다. 대의는 대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인간일 수 있습니다.


 


열의 가득한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높은 뜻을 들어 올리시고 계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추운 겨울입니다. 그런데도 여러분께서는 오늘 이 행사를 가지십니다. 안타깝지만 그러나 당당한 축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