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모음] 다(多)연방제 통일을 제안한다 - 통일연구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조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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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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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多)연방제 통일을 제안한다
통일연구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조민
지금 통일을 향한 결단이 요구된다. 통일은 더 이상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우리의 선택 사안이 아니다. 평화가 현상유지적인 사안이라면, 통일은 현상타파적인 사안이다. 한국의 21세기 국가발전전략 차원에서 통일은 한국 경제의 활로 개척과 함께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토대를 구축하는 과업이다. 따라서 '기다리는 통일'보다는 '다가가는 통일', '떠맡는 통일'보다는 '끌어안는 통일'이 기대된다.
남·북한을 여러 지방정부로 포괄하는 국가체제
통일은 '평화, 민주주의, (남한의)지역균열구조 해소'를 위한 국가개조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이에 다(多)연방제 통일을 고려할 수 있다. 연방주의는 21세기 국가유형으로 '평화와 다원주의'를 위한 정치 이념과 정치 제도로서 전 지구적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다. 연방제는 지방자치제 또는 지방분권제의 완결판이자, 지방주권 시대에 걸맞은 국가 형태라고 하겠다.
연방제는 단일 정치시스템 내에서 지방정부의 자치와 연방정부의 공치의 조합으로, '지역적 자치 및 공치'의 원리를 말한다. 국제관계에서는 '국가 대 국가, 국가 대 지방정부, 지방정부 대 지방정부, 지방정부 대 국제기구, 지방정부 대 기업' 등의 복잡다기한 상호 협력적 관계망의 확대를 통해 평화 증진에 기여한다. 이처럼 연방제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와 더불어 평화 구현의 정치 제도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통일 코리아는 평화, 민주주의, 그리고 '지방주권'의 이념에 기반한 다연방제 틀이 바람직하다. 다연방제 디자인은 통일 코리아가 지리적, 문화전통적, 교통권 및 경제권을 기준으로 한반도 차원에서 대략 8~13개 정도의 지방정부를 포괄하는 연방제 국가를 지향한다. 이 방식에 따르면 통일코리아는 남한의 5개(또는 8개)의 지방정부를 비롯한 북한의 3개(또는 5개)의 지방정부를 포괄하는 국가체제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 방향 위에서 연방정부가 통일 과정을 주도하되, 북한의 각 지방정부의 이념적 포용성과 시장경제로의 전환 수준을 그들 스스로의 자율적 판단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 예멘의 통합 사례가 여실히 증명하듯이, 북한 전체를 하나로 끌어안는 남북한 '일대일' 통합 방식은 부담이 크며 또다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반도 전역의 연방제 통일로 북한 각 지역정부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중앙정부 주도로 인한 정치·경제적 부담을 덜고 북한지역 전체의 민주주의적 자치·자율성을 제고시켜 나갈 수 있다. 통일 코리아의 헌법체제 아래서 북한은 다당제를 통한 지방정부의 책임 아래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우리 모두 함께 가야 하는 길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지역주의와 이념적 갈등의 해소 없이는 '공동체'의 유지 자체가 힘들다. 현재 이념 문제는 지역주의의 하위문화가 되었고, '제로섬 게임'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주의가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단층선이 된 지 오래다. 이에 한반도 통일은 남한 사회의 정치사회적 균열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기회이며, 국가체제의 재구조화 또는 국가개조의 역사적 계기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최근 '5+2 광역경제권'으로 전국의 지역발전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인구 500만 명 이상의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동남권, 대경권의 5대 광역경제권과 강원권, 제주권의 2대 특별경제권으로 나눠 각 권역별 협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즉,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경제활성화 전략으로 '5+2 광역발전 프로그램'이 제시되었다. 이는 중앙정부가 경제적 측면에서 국가균형발전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물론 세계적 추세인 지방주권에 기반한 지방정부의 역할 등에 대한 정치적 고려는 거의 없다.
'5+2 광역경제권'정책은 연방제적 발상
그러나 전국을 광역화된 공간적 단위로 구분한 광역경제권 프로그램은 '연방제적' 발상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광역화된 방식을 준용하면서 한반도 차원의 공간적·지역적 단위의 지방정부를 구상할 수 있다. 그리고 중앙정부의 권력을 대폭 이양함으로써 지방주권이 향유되는 강력한 지방정부의 수립이 가능하다. 바로 이러한 형태가 '한국형 연방제'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21세기는 권력 양여를 통한 지방주권의 시대로, 통일도 우리 사회의 지역주의 해소도 중앙권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는 데서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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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산일보 20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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