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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과 관련한 몇 가지 단상 - 이승환 정책위원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8.01

조회수 : 5,683

본문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과 관련한 몇 가지 단상


 



2011년 07월 22일 (금) 이승환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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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와 남북관계 변화와 관련된 여러 조짐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천안함에 머물 수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불과 1년 전 ‘천안함 사과 없이 남북관계 진전 없다’던 전쟁기념관에서의 서슬과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남북관계의 평화적 관리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발언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정부가 남북관계 변화를 위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대북라인 교체설도 흘러나오고 있고, 또 비밀접촉 폭로를 둘러싼 갈등에도 불구하고 남북 사이에 공식 비공식 대화가 진전되고 있다는 진단도 존재한다. 이러한 남북관계 변화 움직임은 물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진정성이 확인되는 몇 가지 조치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


 


우선 하나는 정부 차원의 남북관계 변화 움직임이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와 연계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점과 관련하여 민간단체의 대북 밀가루 지원이 다음 주부터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5.24조치는 마땅히 폐기되어야 하지만, 우선 인도주의, 녹색 가치에 기반한 협력, 한반도 공동재난의 방지라는 범주에 속하는 민간의 대북지원과 협력은 전면 재개되어야 한다. 민간 차원의 대북식량 지원, 나무심기 사업, 보건의료 협력, 대안 에너지 협력 등은 어떤 경우에도 중단될 수 없는 ‘남북관계 신뢰 형성’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10.4선언 4주년 남북공동행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이다.


정부는 지난 6.15남북공동행사를 불허함으로써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발언과 정반대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이것은 비밀접촉 폭로로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던 상황에서 다시 한번 정부에 대한 불신을 깊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민을 불신하는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없듯이, 민간교류를 차단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정부는 우선 민간교류를 남북 당국의 협상의 부산물처럼 취급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은 민간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협력을 회복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 그래서 다시 한번 10.4남북공동행사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는 상황에서 민간의 10.4공동행사를 여전히 차단하고 불허한다면,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소리 높여 피력한다고 하더라도 민으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남북관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한편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는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민의 시선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결국 ‘전쟁과 평화’라는 부정적 프레임에서 탈피하고 이른바 ‘정권재창출’을 위한 정치적 용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북관계 개선이 정치적으로 보수의 재집권 전략에 활용되는 아이러니로 인해, 진보진영의 사람들조차도 차라리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정서적인 공감의 기대치와는 별개로 다음과 같은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남북관계 개선이 ‘2013년체제’를 준비하는 민의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 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결국면이 지속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로서는 ‘원칙있는 남북관계’의 고수라는 업적으로 선전될 수도 있으나, 평화세력의 활동 공간 확장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13년체제를 지향하는 우리의 핵심목표는 53년체제를 청산하고 6.15체제를 온전한 한반도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데에 있다. 그런 점에서 ‘평화’라는 측면에서 2013년체제는 통일지향적인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남북연합’의 과정적 추구,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 남북간 재래식 군비 축소와 군사적 신뢰 구축이라는 세 축의 실현을 통해 추구되는 것이다.


 


만약 지금 시점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국면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면, 차기 정부는 2013년체제의 실현을 위한 정책 전환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의 반발과 매카시적 공격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정부 하에서의 남북관계 국면전환이 2013년체제, 새로운 한반도를 추구하는 민의 중대한 정치적 조건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2011년 하반기가 대결정책의 중단과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민의 총체적 공세의 시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0.4선언 4주년을 기념하는 남북공동행사의 성사가 중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처 : 통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