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평화' 민심 배척하면 반드시 정권 잃을것 - 천안함 1년, 민심읕 전쟁불사? 천만에 - 김상근상임대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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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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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 '평화' 민심 배척하면 반드시 정권 잃을 것"
"천안함 1년, 민심은 전쟁불사? 천만에"
2011.3.25 김상근 상임대표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한국사회는 여러 변화를 맞았다.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질서에 미친 영향 또한 적지 않았다. 특히 그렇지 않아도 악화 국면에 있던 남북관계는 파탄으로 치달았다.
천안함 1주기를 맞아 <프레시안>은 천안함 사건이 남북관계에 미친 파장을 조명하고 해법을 들어 보고자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의 김상근 상임대표를 지난 22일 만났다. 이날 마침 그는 임기 2년의 6.15 남측위 상임대표에 재임됐다.
김상근 상임대표는 "천안함 사건을 정치가 아닌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남북과 제3의 주체가 참여하는 공동 조사를 통해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주장대로 천안함 사건이 북의 소행이라면,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공동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주역 중 하나였던 김상근 대표는 중동 민주화 열풍과 북한의 인권‧민주주의에 대한 생각도 풀어놓았다. 그는 북측과 만나서도 거침없이 "남측에만 '6.15 정신에 입각하라' 요구하지 말고 당신들부터 지키라"고 얘기한다면서 평화를 위해 남북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편집자>
"천안함 자료 공개 왜 안 하나? 과학은 과학이지 정치 아니다"
프레시안 : 천안함 사건이 짓누르고 있는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김상근 : 현재 정부는 천안함 문제를 남북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 조건을 거둬들일 수 없다. 그럼 북한이 시인할까? 북한은 처음부터 자신들이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북측도 남측도 물러설 리가 없으니 결국 이런 조건에서는 남북 문제가 풀어지지 않는다. 안 되는 거다.
천안함 사건에는 정치적인 측면과 과학적인 측면 두 가지가 있다. 나는 과학적인 부분에 문외한이라 여기 저기 쫓아다니면서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배웠다. 그런데 분석 능력이 있는 과학자들한테도 정작 필요한 자료가 없다. 민군 합동조사단에서 발표한 자료와 시료만 가지고 분석했다. 그게 그 분들의 한계다.
우선 정부가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과학적 입장에서 이견을 내는 과학자 그룹과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학에서는 과정이 같으면 결론도 같아야 하는데 왜 자료를 공유하지 않나? 과학은 과학이지 정치가 아니다.
또 북측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인하면서 공동조사를 하자고 했는데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남북 뿐 아니라 남북 모두가 인정하는 제3의 주체가 참여해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저질렀다는 남측의 주장이나 자신들이 하지 않았다는 북측의 주장 모두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다. 과학적 지식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판단의 준거를 줘야 한다. 이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남북이 참여하고 제3의 주체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다. 정부 주장대로 북한이 했다면 그걸 밝히기 위해서라도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
여기에서 나온 결론을 남북 중 한 쪽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나온다고 해도 문제의 실마리는 될 수 있다. 공인된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이 나지 않으면 안 나는 대로 '미결'로 넘어갈 수 있다. 천안함 문제는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 정치로 풀면 안 된다.
프레시안 : 하지만 만약 결론이 명확하게 나지 않거나 남북 중 한 쪽에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할 경우에 다시 과학에서 정치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김상근 : 물론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남북 모두의 주장에서 어떤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것은 정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조사단의 결론을 수용하느냐 안 하느냐가 문제다. 만약 '미결'로 결론이 난다면 어떡할 텐가? 수용하지 않을 것인가? 그렇다면 그런 조건을 내걸고 남북관계를 영원히 결렬시킬 것인가?
이 문제를 풀어내고 미래로 가기 위해 우리는(6.15 남측위는) 이명박 정권 퇴진, 아니 정권 퇴진이라기보다는 '이명박 류(類) 정치 퇴진'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 없어 보여"
프레시안 : 이명박 정부도 임기 말로 가면서 남북관계를 어떻게든 풀어야 하는 정책적 수요가 있을 것이다.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김상근 : 현 정권도 남북관계를 이렇게 가지고 가서는 총선이나 대선에서 도움이 안 된다는 내부적인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퇴로를 놓지 않고 너무 외골수로 나갔다. 선거를 위해서도 약간의 변경은 필요하겠지만 그 틈새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정부가 정책을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까지 놓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한다. 소위 보수 쪽의 요구를 다 들어줌으로 해서 그 세력을 정권 주변에 결집시키고 북한의 '3대 세습' 문제라든지 독재, 인권 문제를 자꾸 제기함으로써 동의의 범위를 넓혀 가려고 할 것이다. 기존 노선을 변경하려고 할 경우 '집토끼'들의 배반으로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
프레시안 :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남북관계 철학에 대해 평가한다면?
김상근 : 모르겠다. 박 전 대표는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화두를 던진 적이 있지만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발언한 적이 없다. 그러니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물론 지난 2002년 박 전 대표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갖는 등 한나라당 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책을 내놓은 것은 없다 보니 전망하기 어렵다.
프레시안 : 천안함 사건 이후 있었던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것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 해도 정부에서 그걸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안 된다'는 민심의 반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평도 사태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는데, 여론이 쉽게 돌아설까?
김상근 : 어떤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대북관계를 단절하는 것이나 북쪽에 대해 강한 무력 대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특히 20대에서 이런 여론이 강했다. 매우 놀랐다.
이런 여론의 바탕에 무엇이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젊은이들의 자존심이 깔려 있는 것 같다. '도대체 북한과 비교해 우리 국력, 군사력, 안보 능력이 얼마나 월등한데 매번 당하고만 있나'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민심이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으로 무력적 군사적 대치로 가는 것을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안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지, 전쟁불사까지 가자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북에 대한 무력 공격이나 전면전을 불사하는 태도를 지지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 자존심을 구긴 상처는 끌어안아야 하지만 한숨을 돌리면 평화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대화가 가능하리라고 기대한다.
"北, 왜 남쪽에만 '6.15 정신' 요구하나?"
프레시안 : 남북관계가 지난 2월 남북 군사 실무회담이 열리면서 대화 국면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회담은 결렬됐고, 한동안 냉각기를 갖다가 최근 다시 미묘한 변화가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어떻게 보는지.
김상근 :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다. 한반도 정세라는 것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라는) 주변 4강과 연계돼 있다. 머지않아 남북관계나 4강들의 동북아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한동안 실종됐으나 최근 다시 어느 정도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비핵화 문제에는 남북관계가 기본이 된다. 4강이 비핵화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라는 것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남북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 속에 놓여 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에 신냉전 구조가 생길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다. 신냉전 구조가 생긴다면 남북관계는 더 멀어질 것이고 통일은 어려워진다. 하지만 호혜적 국제 질서가 생기면 남북관계가 풀어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정세가 유동적이라고 본다.
크게 보자면 4강들은 신냉전 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들은 천안함 사건은 남북 간의 문제로 보고 있고, 이로 인해 비핵화 문제가 실종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당장에는 비핵화고 뭐고 냉전 시대로 돌아가는 듯한 그런 흐름이 있었지만 다른 나라들 입장에서 보자면 역시 큰 문제는 비핵화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천안함과 같은) 남북 간의 문제가 튀어나왔을 때 즉각적 대응을 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수그러들면 본래의 목표인 비핵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미국을 봐도 오바마 행정부 집권 3년차가 됐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반도를 더 놓아둘 수 있을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없게 된 거다. 미국도 앞으로 조금 서둘 것 같고, 중국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관련 합의가 있었다.
따라서 (미중 양국이) 그런 방향으로 간다면 남북이 이에 맞춰 줘야 한다. 그런데 남북이 하는 것을 보면 뭔가를 하는 듯한데 아니고, 아닌 듯한데 하고 이런 식으로 되고 있다. 여기서 국민이 중심을 잡아 어느 쪽으로 가는 것이 옳은지 보여 줘야 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전쟁이냐 평화냐 절박한 분위기에서 국민이 평화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국민적 힘도 결집이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이런 국민적인 기대와 요구를 배척할 경우 분명히 정권을 잃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힘들겠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시 평화 지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다만 북한이 이런 흐름을 순조롭게 타고 같이 갈 것인가, 아니면 흐름을 이용해 또 다른 자기들의 내적 요구를 들고 나올 것인지가 걸림돌이다. 북한도 흐름이 있을 때 이를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계기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삼가야 한다. 남쪽에서 안보 문제를 정권 재창출에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북쪽도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 북측에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김상근 : 북측과 회담을 한 적이 있는데 만나면 나는 "남측보고만 '6.15 정신'을 지키라고 요구하지 말라, 당신들도 안 지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라고 얘기한다. 남측에만 포용을 요구하지 말고 북측도 포용해야 한다. 뺨을 맞았다고 뺨을 때리겠다고 나서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쪽은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모두 평양에 갔었다. 북측은 서울에 온 적이 없다. 남측보고만 오라는 것은 옳지 않다.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해 북측은 뭘 한건가? 남측에서 설사 북쪽의 원칙에 맞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 해도 다 끌어안고 크게 6.15 정신으로 넘어가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왜 남쪽에만 그러냐고 북측에 얘기했었다.
지금도 그래야 한다. 결국 실제로 하지는 않았지만 북측은 '심리전 발원지인 임진각을 조준사격하겠다'고 했다. 똑같이 들고 일어나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남측도 포용하고 북측도 포용하고 그러면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나? 이런 점을 북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싶다.
"北, 리비아와는 상황 달라"
프레시안 : 아랍‧중동 지역의 민주화 열풍이 거세다. 김상근 대표께서는 6.15 남측위 대표를 맡고 계시지만 한국의 민주화를 이끈 분 중 하나다. 중동 민주화 열풍과 북한의 민주화, 인권 문제에 관한 견해는?
김상근 : 원칙적으로 남북은 서로 체제에 간섭하지 않고,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기로 했다. 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여기에는 남북의 특수성이 있다. 6.15 선언과 10.4 남북 정상선언은 물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도 서로 체제를 인정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박정희,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이어오며 만든 약속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이 모두를 폐기하고 북쪽 체제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남쪽은 남쪽대로, 북쪽은 북쪽대로 발전해 가면서 어느 시점에서 통일로 가자는 것이 남북의 약속인데 이 약속이 무너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동을 빗대어 김정일 정권을 때리고 있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
나는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큰 원칙에서 동의한다. 그러나 살생을 살생으로, 무력으로 맞받는 것은 잘 동의가 되지 않는다. 물론 중동은 민주화되어야 하며 오랜 시간 압제 속에 있던 민중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한다. 우리가 민주화를 위해 오랫동안 투쟁했듯이, 중동에서도 이번 기회에 민주화와 인권의 꽃이 피어야 한다.
그런데 남북 사이에 체제를 인정한다는 합의가 있었던 것은 그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필요는 지금도 상존한다. 카다피가 시민들을 학살한다고 해서 타국에서 리비아를 점령하고 접수하는 것은 틀린 것처럼,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북한에 대해 상호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시키고 흡수할 대상이라고 보고 있는 것도 틀렸다. 지금 리비아에 대한 개입은 국가 존폐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며,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외국의 도움 역시 그랬다. 그러나 지금 북에 대한 정치적 공세는 그렇지 않다.
남북은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두 개의 주권국가다. 하나의 주권국가 내부에 정치적인 변화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다른 주권국가에 의해 흡수된다든지 통일된다든지 하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북쪽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을 위해서는 오히려 7.4 공동성명과 6.15, 10.4 선언이 지켜져야 한다. 즉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이 스스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인권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먹고 사는 것 아닌가. 북한 스스로 먹고 살 수 있게 도와주면 인권이 증진될 것이다.
프레시안 : 6.15 남측위 상임대표를 두 번째 맡게 되셨다. 지난 2년 임기 동안의 성과를 자평한다면? 또 앞으로의 각오는?
김상근 :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6.15 남측위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망이 대단히 어둡고 모호하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힘을 모아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 역부족이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2년 전 처음 대표를 맡게 될 때 백낙청 전 대표가 '(6.15 남측위가) 없어지지 않도록 지키고 존재하게 하는 것만도 큰 일이요'라고 당부했다. 너무 소극적인 목표라 그 당시에는 잘 와 닿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일이기에 될 수 있는 대로 폭넓게 동의를 끌어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2년 지나면서 보니 정책 변경도 이끌어내지 못했고, 국민적 동의도 끌어내지 못했다. 대단히 참담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런 대북 기조로 마지막까지 가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소위 '북한 길들이기' 과정이 지나가면 시대적 대의인 평화, 공존, 통일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보고 그 전환점을 민간에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다. 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전혀 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2년 동안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국민적 동의를 얻어내기보다는 오히려 국민들이 더 보수화되고 북에 대한 적대의식이 더 확대되는 그런 시점을 맞게 됐다. 큰 흐름에서 평가해 보자면 (6.15 남측위가) 성공하지 못했다.
프레시안 : 앞으로의 계획은?
김상근 : 물론 여러 사업 계획이 있지만 자잘한 것들이며 남북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업을 통해 국민들 마음 속에 한반도 문제를 평화지향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단지 공감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치를 압박하는 수준으로 조직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난 정권 때처럼 여야 간에 동의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는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도 대북정책에 동의했다. 6.15 남측위에도 지금 한나라당 측 인사가 들어와 있다. 국민적 압박을 통해 남북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프레시안 : 정치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상근 : 요즘 '희망과 대안'이라는 단체에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책이 좀더 진보적으로 보편적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연합정치를 강제하기 위해 만든 시민 조직이다. 진보적인 정책을 가진 정치세력들이 연합‧연대하고 국민에게 한 얼굴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연대든 단일정당이든 선거연합이든 보수와 진보가 국민 앞에 선택 대안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야당 쪽에서 좀 큰 눈을 가져야 한다. 물론 총선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정치가 직업이고, 그것도 4년제 비정규직이다. (웃음) 낙선하면 실직하는 거고, 다 자기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 보고 싶은 의지도 있다. 그러나 크게 봐서 평화와 민주를 지향하고 보편적 복지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보면 자기의 몸을 던져야 한다.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국민들도 그냥 구경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같이 간다'는 국민의 소리가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있지만 더 있어야 한다. 분명한 의사 표시를 해서 정치권이 국민을 두려워할 수 있도록 주권 의식을 가져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출처 : 프레시안 /황준호 기자,곽재훈 기자
기사입력 2011-03-25 오전 11: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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