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원회 김상근 상임대표 취임사-2009.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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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3.10
조회수 : 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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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6.15 남측위원회 공동대표 여러분,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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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15남측위원회 2007년 공동대표자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첫 회의를 主宰하지도 못하고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께서 모두 아시고 계신대로 2006년 12월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임명 받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년 남짓 그 직을 수행한 것은 저의 통일운동에 있어서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른바 보수라고 하든지 이른바 진보라고 하든지 여기 우리들의 통일운동 장에서 만나게 되지 않는 국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대단히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저를 다시 여러분 곁으로 부르셨습니다.
여러분의 부름에 대해 심사숙고 했습니다. 내심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소극적인 판단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총회준비위원들이 공식적으로 저를 찾아 저의 수락을 청했을 때 저는 머뭇거리는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손사래를 치지도 않았습니다. 의례히 함직 한 겸양의 몸짓 같은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긴 말로 저의 심정을 토로하고자 하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아무런 토 없이 수락했습니다.
다만 이런 말을 했을 뿐입니다. “이 시대, 지금 이 엄혹한 정세에서 누군가가 일을 맡아야 하는데 여러분이 그게 나라고 합의하고 왔다니 받겠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알고, 여러분 또한 나를 잘 알지 않습니까. 우리 사이에 뭔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고맙습니다. 함께 일합시다!”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이것, 잘한 겁니까?
그러나 이 자리에 선 것은 분명히 겁 없는 짓거리입니다.
겁 없는 짓거리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백낙청이라는 거목이 섰던 자리에 선다는 것이 첫째 이유입니다. 저는, 우리 6·15남측위원회가 백낙청의 높은 명성을 빚 얻어 6·15남측위원회를 높이고 또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또 누구도 흐트러뜨릴 수 없는 6·15논리를 세워냈습니다. 그의 높은 지성과 해박한 지식, 민족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6·15공동선언> 실천의 당위성을 확립했습니다.
감히 따라갈 수 없는 그의 足跡은 또 있습니다. 6·15민족공동위원회를 민족역사에 우뚝 세우는 데 動力의 역할을 훌륭히 감당하신 것입니다. 그 지도력으로 남과 북과 해외위원회의 연대를 만들어 냈습니다.
누가 그를 흉내인들 내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그의 뒤를 이어 이 자리에 서는 것은 겁 없는 짓거리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그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참으로 큰 수고를 하셨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제가 드리는 감사에 동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겁 없는 짓거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다른 이유는 오늘의 너무나 충격적인 정세 때문입니다.
2000년 이후 우리는 남북 사이에 화해와 교류와 신뢰와 안정 그리고 평화를 조심스럽게 쌓아 왔습니다. 국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습니다. 북의 인민과 남의 국민, 해외동포들은 어느덧 서로를 형제자매로 받아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의 정세는 어둡고 위험합니다.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제1조, “남과 북은 상대방의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아니한다.”는 제2조, “남과 북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 중상을 하지 아니한다,”는 제3조 등 <기본합의서>, 지금 어찌되고 있습니까. 모조리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남과 북은 상대방에 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략하지 아니한다.”는 제9조도 완전히 쓰레기통에 던져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쟁은 악입니다. 남과 북, 북과 남의 공멸의 길이 전쟁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기본합의서>를 중히 여기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기댈 언덕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6·15>도, <10·4>도 국회의 비준을 받지 않았으니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까? 비준을 말하는 겁니까? 그 말은 저 1972년의 <7·4남북공동성명> 이후의 남북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에 대한 무효선언입니다.
정세가 이러한데 여러분의 청을 수락한다는 것은 분명히 겁 없는 짓거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러분의 청을 감히 수락합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남-북-해외의 건강한 우리 민족을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내가 있고, 남의 건강한 국민, 북의 건강한 인민, 해외의 건강한 동포들이 있는 한, 오늘의 정세가 아무리 험하고 아무리 難하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공동대표 여러분, 통일운동의 동지 여러분,
우리는 기어코! 남과 북이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시대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기어코! 우리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는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기어코! 이산가족의 아픔, 비전향 장기수들의 아픔을 아우르는 인도주의가 만개하는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기어코! 남북이 경제협력을 하며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며 신뢰를 다져 나가는 역사를 창조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 일을 여러분과 함께 감당해 내자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존경하는 공동대표 여러분, 통일운동의 동지 여러분,
우리, 이 역사창조를 위해 하나가 됩시다!
네가 내 안에 있게 합시다. 내가 네 안에 있게 합시다. 우리는 동지입니다. 生과 死, 苦와 樂을 함께 하는 동지입니다. 이 시대, 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동지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동지입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함께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 그래야 비로소 6·15공동선언을 실천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공동대표 여러분, 통일운동의 동지 여러분,
우리, 이 역사창조를 위해 우리 사이에 진솔한 疏通을 원활히 합시다!
우리 사이에 막힘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계산 같은 것, 저 멀리 던져 버립시다. 우리 사이에 底意 같은 것, 설 자리 없게 합시다. 네가 속이는 구나 싶으면 내가 차라리 속읍시다. 저 조직이 術數를 부린다 싶으면 내 조직이 차라리 당합시다. 우리 사이에서는 이리 하십시다. 그래서 우리를 당당하게 만듭시다.
우리 안에 진솔한 소통을 원활히 해야, 그래야 비로소 6·15공동선언을 실천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공동대표 여러분, 통일운동의 동지 여러분,
우리, 이 역사창조를 위해 헌신합시다!
시간을 낼 수 있는 동지는 시간을 바치십시오! 재능을 낼 수 있는 동지는 재능을 바치십시오! 돈을 낼 수 있는 조직은 돈을 내십시오! 뭐라도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까? 그것, 내놓으십시오!
우리 모두 헌신을 마다하지 않아야, 그래야 비로소 6·15공동선언을 실천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가를 요구하는 헌신은 헌신이 아닙니다. 저속한 거래입니다. 낸 만큼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유치하고 극우적인 ‘상호주의’입니다. 그것은 헌신이 아닙니다.
존경하는 공동대표 여러분, 통일운동의 동지 여러분,
우리, 이 역사창조를 위해 좀 더 어른스러워집시다!
절차적 민주주의,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형식이 가지는 취약함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렵게 얻어낸 절차적 민주주의를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우리는, 그 취약함을 채워내는 어른스러움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眞正性을 높이는 것이 어른스러움입니다. 칭찬할 만 할 때 칭찬하고, 얼러야 할 때 어르고, 달래야 할 때 달래고, 매를 들어야 할 때 매를 드는 것이 어른스러움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어른을 목매어 찾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른스러워져야, 그래야 비로소 6·15공동선언을 실천해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백낙청 직전 상임대표님, 지관, 박용길 두 명예대표님, 그리고 동지 여러분!
<6·15>, <10·4>선언을 기어코! 기어코! 실천해 냅시다!
그리하여 다시! 남북 화해의 시대를 열어냅시다!
다시! 교류 협력의 시대를 열어냅시다!
다시! 공생공영의 시대를 열어냅시다!
화해와 통일의 길을 우리 다시! 열어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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