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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모음] 분단의 아픔, 만났다가 다시 헤어져야 하는 슬픔 - 경북대 인문대학 국문과 교수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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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3.18

조회수 : 1,646

본문


분단의 아픔, 만났다가 다시 헤어져야 하는 슬픔



경북대 인문대학 국문과 교수 이상규



8월 15일. TV앞에서 온 가족들이 서로 눈치 볼 것도 없이 훌쩍거리며 슬픔만이라도 분단의 아픔을 가진 그들과 함께 나누다 보니 어느덧 하루의 해가 저물어 간다. 광복절 서녘 노을이 불그스레 물들 무렵 겨우 눈물을 닦으며 반세기를 부모와 자식, 혹은 사랑하는 형제들이 헤어져서 살 수 있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인내력을 가진 민족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가까운 우방 미국의 경우 월맹전에서 포로로 남아 있는 몇 사람의 생환을 위해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그들 국민들의 생이별을 가만 두고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들에 비해 기다림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아온 평온한 민족인 것 같다.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화두가 민족통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족 통일이 되는 날이면 이러한 생이별의 슬픔과 아픔을 맛보지 않아도 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별의 아련한 기억이 남아 있는 육칠 십대의 세대들이 물러난 연후에는 어쩌면 우리 다음 세대들은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만큼 통일이란 문제가 절실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의 광복절은 과거와 같이 분단과 냉전의 아픔을 되새기는 날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의 밝은 희망을 예견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빌어본다.



우리 민족 앞에 이산의 아픔으로 대변되는 분단의 고통과,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의 사슬에 묶여 있어야 했던 이 민족의 어두운 과거를 걷어내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화해와 공존의 세기를 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민족통일을 향한 우리 민족의 앞날은 결코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광복이 되자마자 다시 우리를 2차대전 이후의 냉전 대치의 최전방으로 내몰았던 미국과 일본 그리고 소련과 같은 인접 국가들의 비민주적, 비인륜적 패권적 공작의 그늘이 가로 놓여 있는 한, 우리 민족 통일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그러나 남북 분단 이후 경제개발을 위한 무상원조와 강냉이죽을 담보조건으로 하여 냉전의 교두보 발판으로 만들었던 당시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엄청나게 달라졌음을 주변국가들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 한국민들의 민주의식과 인권인식은 선진국가들과 별로 차이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민주주의의 씨를 뿌려주었으며, 제도적으로 자본주의를 심어준 가장 가까운 우방이다. 그러니까 한반도에 대해서도 어떤 비민주적 처사나 비인권적, 패권적 공격 행위를 자행하는 경우 이는 절대로 용납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어쩌면 우리 국내에 많은 정치인이나 오피니언 리더 그룹들이 미리 미국에 위축되어 과감하고도 신속한 남북간의 주체적 접근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여전히 과거의 이데올로기의 고정된 틀에 얽매어 남북대결을 부추기고 분단 고착화를 원하는 일부 세력들이 엄존하고 있다. 이들은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북한의 본질을 잊지 말라고 협박하고, 차근차근 풀어가면 왜 성과가 그것밖에 안되는냐며 북한은 원래 본질이 그렇다고 몰아붙이는 꼴을 우리는 보고 있지 않는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시민들이 통일로 가는 이 길목에서 큰 물결을 이룰 때 아직은 비록 개울물에 지나지 않지만 머잖아 통일대로의 큰 물구비가 되어 우리 민족 가슴속에 묻어놓았던 이별의 아픔과 분단의 슬픔을 씻어 줄 그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을 향해 우리 다함께 한 마음으로 화해와 평화를 이루어내고 분단의 시대를 마감하는 통일의 시대를 위해 단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