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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즈음한 성명]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5.09

조회수 :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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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즈음한 6.15남측위원회 성명 

 

북한 주적, 선(先)비핵화, 편향 외교 대신 평화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란다 



5월 10일, 윤석열 당선자가 취임한다. 

앞서(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해 향후 5년의 국정운영 설계도를 제시한 바 있다. 110대 국정과제 중 통일, 외교안보분야 국정과제들은 윤석열 당선자의 후보시절 공약을 계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인선 대상자 다수가 이명박 정부시절 남북 대결을 주도했던 인사들이라는 점, ‘한미동맹 중심축’ 기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우선, 새 정부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한반도 평화실현의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것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문제의 출발점을 다시 대결의 시대로 회귀시킨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을 ‘주적으로 다시 국방백서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다. 

2018년 남북·북미는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과 신뢰 구축을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과 비핵화’라는 큰 방향에 합의했다. 또 남북의 군사적 신뢰 구축과 불가침을 약속한 <판문전선언  군사분야 합의>는 남북의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데 기여해 왔다.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진전하지 못한 것은 미국이 사실상 ‘선(先)비핵화’를 요구하며 북의 핵, 미사일 시험 중단 등의 조치에 상응하는 단계적 행동을 거부한 데 원인이 있다.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도 미국은 줄곧 행동 없이 ‘조건없는 대화’만을 요구해 왔고, 이에 북은 최근 핵, 미사일 시험 유예를 철회하고 행동에 나섰다.


지금 한반도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긴장 상황에 있다. 

남북, 북미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북을 다시 ‘주적’으로 명기하고 ‘선비핵화’를 대화의 전제로 삼겠다는 것은 관계개선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더욱이 ‘선제타격’과 같은 호전적 발언으로는 상대를 자극할 뿐 평화를 지킬 수 없다. 

남북 사이에는 아직 통신연락선이 유지되고 있고, <군사 합의>도 여전히 유효하다. 새 정부가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자 한다면 ‘주적’, ‘선비핵화’ 말고 남북 합의에 대한 존중과 이행 의지부터 밝혀야 한다. 


외교안보, 국방, 통일 분야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한미동맹 편향도 위험천만하다. 

지난해 미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한미 당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한 협력을 줄곧 강조해 온 가운데, 최근 미국과 일본이 한미일 연합군사훈련 개최까지 요구한 것이 알려졌다. 한미 군사동맹이 미국의 중국견제에 동원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중, 미러간 갈등이 심화되고 신냉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때에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없다. 만일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표방한 대로, 미국중심의 ‘가치 외교’ 아래, 확장억제를 위한 전략자산 전개,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강화한다면 한반도는 대중국견제의 최전방이라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 한일 관계의 역사적 특수성과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 일본 정부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해온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일본과의 군사협력 강화는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용인하고 지지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부터 실기동 훈련을 포함한 연합연습의 ‘정상화’가 이미 가닥을 잡았다. 한국형 3축 체계도 다시 정식화되어 완성되게 됐다. 한미 군사동맹의 대중국 연루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는 가운데 수십만이 동원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재개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주변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격화시킬 것이며, 그나마 유지되어온 남북대화의 문은 완전히 닫히게 된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정상화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을 두고 숙고해야 한다. 


세계적인 질서의 전환이 시작된 지금, 균형있는 평화 외교와 남북관계 개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미중을 비롯한 강대국 질서에 좌우되는 한반도가 아니라 남북이 주도하는 평화, 협력의 질서를 세우는 일은 남북의 합의와 선언들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이며, 종속적인 한미 군사동맹을 개선하고 한미관계를 균형있게 재정립하는데서 시작될 것이다. 


‘어느 동맹도 민족보다 우선할 수 없다’던 전임 대통령의 취임연설은 비록 실현되지 못했지만 보수와 진보를 떠나 한반도 평화, 분단극복의 의무를 지닌 분단국의 대통령으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입장이라는 점에서 환영받았다. 

새 정부가 대결과 전쟁을 부를 정책 대신 한국의 국익과 민족의 미래를 위한 평화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22년 5월 9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