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모음] 개성공단을 더 열어야 하는 이유 -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유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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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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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성공단을 더 열어야 하는 이유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유병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기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이익공유제’나 ‘중소기업 고유 업종제’와 같은 다양한 방안이 쏟아진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중소기업 활로를 열어주는 더 근본적인 대책은 중소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경영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 정책의 대표적 사례가 남북한 합작의 ‘개성공단’이다.
올해는 개성공단이 착공된 지 8주년이자 시범사업이 시작된 후 7년째 되는 해다. 개성공단에는 2011년 3월 현재 122개 남한 기업이 가동 중이고 4만6302명의 북측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누적 생산액은 12억 달러에 달한다.
개성공단은 한국의 높은 임금과 토지 비용 등으로 수익성을 상실하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신천지와 같은 곳이다. 중국과 베트남 공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경쟁력이 있다.
우선 세제혜택이 크다. 개성공단은 14%의 기업소득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부터, 베트남은 2009년부터 외국인 기업에 대한 우대 제도를 폐지하고 내외국인 기업에 동일한 25%의 기업소득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노동과 임금 측면에서도 개성공단은 양질의 노동력을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저렴하게 제공한다.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 임금은 월 60달러 정도다. 이에 비해 중국 칭다오 공단 근로자 임금은 월 135달러 내외며, 베트남의 탄뚜언 공단은 71달러 수준이다. 임금인상률도 개성공단은 연 5% 이내로 제한돼 있지만 중국은 20%를 웃돌고, 베트남은 15% 수준에 달한다.
무엇보다 언어가 통하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이 매우 빠른 것으로 평가 받는다. 토지 이용과 관련해서도 개성공단은 2014년까지 토지사용료 납부를 면제하는 반면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 외국 기업의 토지사용료 면제 혜택이 폐지된 상황이다.
또한 개성공단은 남한과의 인접성으로 물류비와 물류기간이 크게 절감된다. 판로 측면에서도 개성공단은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남한의 수도권 내수시장과 중국, 북한 소비시장 진출이 용이하다. 싱가포르·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에서 개성공단 생산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방침이며, 앞으로 남북 간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될 경우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한국산 인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공단 사업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경공업 소생 등을 통해 내수경기 활성화는 물론 한국경제의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남북한이 상생 발전하는 성공적 경협 모델을 제공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경우 경제공동체 형성도 가능케 한다. 이는 북한경제 회생과 남북한 경제력 격차 완화로 이어져 천문학적 통일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도 발생시킨다. 앞으로 총 3단계로 구분해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 조성 계획이 완료되면 약 35만 명의 고용 창출과 연 160억 달러의 생산 효과가 기대된다.
안타깝게도 남북 간 정치적 문제로 개성공단의 경쟁력과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만이라도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최대한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남북한 당국자들의 원려를 촉구한다.
출처 : 이코노미스트 201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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